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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클린 케네디 뒤에는 언제나 한 여성이 있었다.

Culture/Features

by lxiawr 2020. 7. 4.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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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개봉한 재클린 케네디 전기 영화 <재키>

나탈리 포트만이 재키 케네디를 연기한 <재키>는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 선정이 됐을 만큼 비평적으로도 호평을 받은 영화예요.

 

 

영화 재키 포스터

 

 

개인적으로 한 번쯤은 봤으면 하는 이 영화.

 

오랜만에 영화 <재키>를 보다가 이 둘의 관계가 궁금해서 찾아봤네요

 

 

재키 속 낸시 터커맨과 재키

 

 

 

영화 속 그레타 거윅이 연기한 낸시 터커맨이란 역은 나탈리 포트만의 재클린 케네디와 상당히 친밀한 관계를 보여줍니다. 특히나 남편 JFK가 암삭 당한 직후이기 때문에 재키가 감정적으로 무너지고, 낸시 터커맨이 재키를 위로해주는 장면들을 보여줘요.

 

 

보통 이런 전기 영화를 다룰 때는 주변 인물을 가명으로 처리할 때가 많아 낸시 터커맨이란 역할도 가명, 허구의 인물일 줄 알았는데, 실제로 재키 케네디와 상당히 오래된 인연의 사람이더라고요.

 

 

백악관에서 실제 낸시 터커맨

 

 

각각 1928년, 1929년생인 낸시 터커맨재클린 부비에(결혼 전 성)은 가족 간 서로 친해 30년대에 뉴욕의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 처음 만나, 40년대 코네티컷의 미스 포터 기숙 하이스쿨에 진학하게 되며 본격적으로 진해졌다고 해요. 어릴 적부터 친구인 둘이기에 낸시 터커맨이 재키 ❤️ 잭이 1953년 결혼할 때 신부 들러리로도 섰다고 해요.

 

 

어딘가에 있는 낸시 터커맨

 

1953년, 케네디와 부비에의 결혼식

 

 

후에 낸시 터커맨은 결혼하지 않고(평생 독신을 삶), 본인만의 여행 사업을 순조롭게 시작하고 있었는데 재키가 남편이 미국 대통령으로 뽑히자 낸시에게 백악관 Social Secretary으로 일해달라고 부탁해 어릴 적 인연을 이어가 백악관에 들어가게 됩니다.

 

 

실제 낸시 터커맨과 그레타 거윅이 연기한 낸시 터커맨

 

 

하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JFK는 암살을 당했고, 당연하게도 재키는 영부인 자리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JFK 암살 5년 후, 재키는 그리스 출신의 선박 갑부 애리스토틀 오나시스와 결혼하게 됩니다. 그때까지도 재키의 개인비서로 남아있던 낸시 터커맨은 친구의 새 남편 애리스토틀 오나시스의 소유였던 그리스 국영 항공사 올림픽 에어웨이(Olympic Airways)에서 근무하게 되고요.

 

 

애리스토틀 오나시스와 재클린 케네디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와 낸시 터커맨

 

캐롤라인 케네디 졸업식에 사진 기사가 사진을 찍자 화를 낸채 막는 낸시 터커맨

 

 

낸시 터커맨은 대단히 재키에 대해 보호적이었어요.

 

그가 2018년 폐질환으로 사망하기 전에 베니티페어 에디터와 인터뷰에서 오나시스와의 결혼은 재키의 실수라고 밝혔는데요.

 

JFK가 암살을 당하며 아직 극복하지 못한 재키가 대중들이 아직도 자신을 대통령의 과부로 생각하는 게 싫다며, 사람들을 놀라게 해주고 싶어 해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언급했어요. 무려 재키가 사망하고 나서도 이십몇 년이 지난 후에서야 자신의 심정을 드러낸 거죠.

 

 

결혼식 때

 

 

 

사실 이렇게 재키 케네디가 죽고 나서 몇십 년 만에 입을 연 낸시 터커맨이 대단하고, 그래서 재키와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최측근으로 남을 수 있던 거죠. 워낙에 모두의 관심 속에서 살았던 재클린 케네디라,

 

 

중년의 친구

 

 

1968년 재키가 개인 셰프였던 Annemarie Huste를 자신이 먹은 음식의 레시피 공개도 아니고, 재키가 먹은 음식의 레시피가 맞다 아니다란 질문에...ㅇㅇ라고만 대답한 것을 이유로 "그것보단 잘 알았어야지(You should have known Better)" 란 만을 남기고 바로 해고해버렸거든요.. 물론 셰프는 억울해했습니다만

 

 

Annemarie Huste(오른쪽)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 어차피 진실된 사랑으로 결혼한 것이 아니었던 오나시스는 재키가 결혼 첫해에만 옷값으로 지금으로 따지면 900만 달러를 쓰며 엄청난 사치를 부리자 오나시스는 불만이 생기고, 새 아내의 호화스러운 소비 습관을 알아챈 새 남편 오나시스는 월 3만 달러라는 전직 영부인에겐 가당치도 않았던 돈을 허락해줍니다. 물론 오나시스의 바람기도 빠지면 섭섭합니다.

 

 

재키는 오나시스의 돈을, 오나시스는 재키의 명성을 원하였으나..

 

 

재키 전 오나시스와 불륜 관계였던 오페라 가수 마리아 칼라스

 

 

 

그렇게 처음부터 삐끄덕삐그덕거린 둘은 7년 만에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하지만 이혼 절차를 밟기 전 오나시스는 1975년 사망하게 됩니다. 재키에게는 천만의 다행

 

 

오나시스의 외동딸 크리스티나 오나시스

 

 

갑작스러운 오나시스의 죽음으로 유언에 따라 그의 대부분의 재산은 외동딸인 크리스티나 오나시스가 상속받고(아들이 있었으나 비행기 사고로 일찍이 사망함), 재키는 겨우 연 25만 달러의 유산만을 상속받을 뻔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에 전혀 만족하지 못한 재키는 의붓딸에게 소송을 걸어 2600만 달러의 상속액을 뜯어냅니다.

 

 

재키 케네디의 엄마인 자넷 리 부비에(Janet Lee Bouvier)가 상당히 돈에 대한 집착이 심했다고 잘 알려져 있는데 그 엄마에 그 딸 ヽ(´ー`)┌

 

 

오나시스 부녀

 

 

지금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 보도한 오나시스 사망 직후 1975년 기사를 보면, 오나시스의 유산 중 1억 2천만 달러를 재키가 차지할 것이고, 여생을 안락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기사가 있네요..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아버지 오나시스의 죽음으로 20대 초반의 어마어마한 부를 상속받은 딸 오나시스와 재키의 사이는 굉장히 나빴고, 결국 재키가 돈을 받기 위해 소송을 걸자 제발 자신과 유언을 건드리지 말라며 크리스티나에겐 크지 않았던 값인 2600만 달러를 지불하고 새엄마와의 인연은 완전히 끊게 됩니다.

 

 

jfk 자식들과 오나시스

 

오나시스 부녀

 

 

하지만 더 안타까운 것은 크리스티나 오나시스는 30대 후반에 나이에 (새엄마보다 빨리) 약물 남용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결국 10억 달러가 넘는 유산은 2003년 크리스티나 오나시스의 유일한 딸 아티나가 성년이 돼자 상속받게 되죠.

 

 

생전 둘의 모습

 

 

 

 

다시 낸시 터커맨으로 돌아와 1975년 오나시스가 죽고 나서 재키가 뉴욕에서 출판 편집자로 일할 때도 낸시는 개인 비서로 곁에 남으며 현실과 동떨어져있던 재키를 보살폈습니다.

 

 

영화 속 재키

 

 

그 후, 재키는 1994년, 64세의 나이로 암의 일종인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쓰러져 병원신세를 지게 됩니다. 따라서 개인비서였던 낸시가 재키의 건강 상태를 언론에 밝혀요. 그러나 왜인지는 몰라도 재키의 자식들은 낸시가 발표한 성명서는 재키가 앓고 있는 병을 너무 과소평가하며 축소해 전한다며 불만이 쏟아냈습니다. 후에 낸시는 대중의 관심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죠.

 

 

 

 

 

 

이 것을 문제로 재키의 자식들은 30여 넌 넘게 개인비서로 충성한 낸시의 자리를 하루아침에 없애버리고, 낸시가 갖고 있던 재키 관련 문서들은 모두 가족들이 가져가 버립니다. 



결국 입원한 지 몇 달만에 재키는 병의 악화로 사망하게 되고, 그의 유언으로 4천만 달러의 유산을 모두 자식들에게, 낸시에게는 자식들을 제외하고 가장 큰 상속액인 25만 달러를 남긴 채 둘의 인연은 끊어지게 됩니다.

 

 

장례식 때의 캐롤라인 케네디, JFK Jr.&재키의 마지막 연인(맨 오른쪽)

 

90년대 최고의 신랑감으로 뽑혔던 jfk 주니어&아내

 

 

낸시는 5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함께 했던 재키에 대해 복잡한 심정을 느낀다고도 밝혔죠. 평생 재키를 위해 희생했지만 재키와의 관계는 친밀한 절친 사이가 아니라 오히려 고용주-고용인의 관계를 벗어날 수 없었다고 해요

 

 

한 일화로 재키가 낸시의 코네티컷 저택에 와서 벽에 붙어있는 그림들을 보고는 "너 돈 필요하면 이 것들 팔아~"라고 했다는데 낸시가 알아챈 재키의 속 마음은 '네가 돈이 필요해도 나에게 찾아올 생각하지 마' 란 뜻이었다고...

 

 

 

 

그렇게 재키가 사망하고 난 24년 후, 부비에 가문보다, 케네디 가문보다 오래된 전통적인 메사추세츠의 상류층 가문에서 태어나고 자란 낸시 터커맨은 좋지 않은 말년을 보내고 요양원에서 89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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