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현존하는 유일한 여왕🇩🇰
이제 유럽의 여왕은 단 한 명뿐입니다.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식까지 끝난 지금,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는 유럽의 유일하게 현존하는 여왕이 됐습니다.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와 꽤나 비슷한 점이 많아요.
14살 나이 차이의 엘리자베스 2세와 마르그레테 2세는 생일이 일주일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둘 다 원래대로라면 결코 여왕이 될 수 없었죠. 엘리자베스 2세는 삼촌 에드워드 8세가 미국인 이혼녀 윌리스 심슨과 결혼하며 퇴위하며 부친이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기 때문에 여왕으로 즉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르그레테 2세의 경우에는 살짝 복잡합니다. 덴마크는 영국과 달리 당시 헌법상 거의 1세기 동안 여성이 군주가 되는 것을 금지시켰습니다. 그런데 부모 프레데리크 9세와 잉리드 왕비는 아들 없이 3명의 딸만 낳았기 때문에 1972년 프레데리크 9세가 사망하면서 그의 남동생이 덴마크 왕위를 주장할 수 있었죠. 그러나 마르그레테 공주의 12살 생일 직전 국민 투표를 통해 헌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후계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어릴 때 자신의 이름을 잘 발음하지 못해 조지 5세가 릴리벳이란 별명을 붙여줬듯이 마르그레테 2세는 꽃 Marguerite와 비슷한 데이지라는 별명으로 불렸어요. 또한 둘 다 여동생뿐이 없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는 4살 차이 나는 마가렛 공주뿐이었지만, 마르그레테 2세는 4살 차이 나는 여동생, 베네딕트 공주와 6살 차이 나는 안나 마리아가 있어요.
다만, 영국 왕실에서 이튼 칼리지의 학장들에게 특별 사교육만 받았을 뿐 학교에서 정식 교육을 받지 않은 엘리자베스 2세와 달리 마르그레테 2세는 케임브리지 대학교, 오르후스 대학교, 소르본, 런던 경제 학교에서 정치학을 배웠습니다.
내 아내는 Queen인데 난 왜 King이 아니야? 라며 찌질함을 보이기도 한 남편 헨리크 공이지만 그래도 Prince Consort도 받지 못한 필립 공과 달리 헨리크 공은 Princes Consort란 직함도 받으며 젊은 나이에 덴마크 여왕이 된 아내를 위해 50년 가까이 보위했어요.
찰스 3세와 앤 공주를 낳고 20대 중반에 왕위 자리에 오른 엘리자베스 2세와 마찬가지로 마르그레테 2세는 프레데리크 왕세자가 3살, 둘째 아들 요아힘이 2살이던 31살 왕위에 올랐어요. 올해는 마르그레테 2세의 즉위 50주년을 맞은 다이아몬드 주빌리를 기념하기도 했죠. 다만 그 기념행사가 엘리자베스 2세 사망 직후여서 묻히긴 했지만요..
마르그레테 2세는 능력 있는 일러스트 레이터이기도 합니다. J.R.R. 톨킨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의 열성적인 팬인 마르그레테 2세는 1970년대 소설을 읽고 영감을 받아 그린 일러스트를 톨킨에게 보냈어요.
톨킨은 덴마크의 여왕이 그린 일러스트와 자신의 그림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고 해요. 감명받은 작가는 마르그레테 2세의 일러스트를 1977년 <반지의 제왕> 덴마크 번역판으로 출판할 때 삽입했다고!
▼ Ocall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