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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세의 한 왕자가 19년의 연애 끝에 여자 친구와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구스타프 왕자는 (현) 덴마크 여왕 마르그레테 2세 조카인데요. 덴마크의 왕자는 아니지만 모친 동생인 안나마리아가 그리스의 콘스탄티노스 2세와 결혼했기 때문에 무려 이모 2명이 Queen인 왕자이기도 합니다.
둘의 형제인 베네딕테 공주가 1968년 자인-비트겐슈타인-베를레부르크 Sayn-Wittgenstein-Berleburg의 가주 리차드와 결혼하면서 아들 1명, 딸 2명을 낳았는데 그중 유일한 아들이 구스타프 왕자입니다.
구스타프 왕자는 2000년 Elvire Pasté de Rochefort라는 여성과 짧게 약혼도 하긴 했었는데요, 결혼식이나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연기했다가 아예 약혼 취소. 그러다가 만난 카리나 악셀슨과 20년 가까이 넘게 연애만 했었죠.
자인-비트겐슈타인-베를레부르크 가주였던 부친이 갑작스럽게 2017년 사망해 자연스럽게 그 영토와 그 외 딸린 재산들은 모두 유일한 아들인 구스타프 왕자가 상속받았으나...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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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왕자의 할아버지, 구스타프 알브레히트는 자신의 아들을 비롯해 후손들이 독일 귀족 등 중 가장 큰 자인-비트겐슈타인-베를레부르크 영지와 가문의 재산들을 상속받으려면 반드시 상속자의 결혼상대는 다음 조건들을 충족시켜야 한다라는 유언을 남겼기 때문이죠. 1. 개신교 2. 귀족 이상의 신분 3. 아리아인계 혈통
= 나치
히틀러한테 전쟁 훈장을 받을 정도로 나치즘에 돌아버렸던 구스타프 알브레히트는 이러한 결혼 조건을 유언으로 남겼습니다. 심지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에 합류해서 어느 독일의 숲에서 실종되는 바람에 정확히 언제 사망한지도 모르는 분;;
구스타프 왕자의 부친 리차드는 덴마크의 공주와 결혼하면서 당연히 조건 충족하니 자인-비트겐슈타인-베를레부르크 영지를 비롯해 가문이 700년 넘게 살던 Berleburg Palace를 모두 상속받았죠. 그러나 스웨덴·멕시코 혈통의 미국인, 가톨릭 신자인 카리나 악셀슨은 나치 할아버지가 정해놓은 조건과 전혀 맞지 않으니 리차드가 죽은 뒤, 유산을 노리는 친척들과 법적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카리나 악셀슨과 구스타프 왕자는 나치 때문에 법적으로 결혼만 못했을 뿐 카리나 악셀슨은 이미 약혼반지도 끼고 많은 덴마크 왕실 행사에도 구스타프 왕자와 같이 초대받았어요.
법적 싸움이 계속 이어지다 2022년 덴마크 법원이 구스타프 알브레히트가 남긴 유언을 뒤집고 구스타프 왕자가 카리나 악셀슨과 결혼해도 자인-비트겐슈타인-베를레부르크 등 가문 재산들을 상속받을 수 있다고 승인해줬습니다. 그래서 바로 20년 가까이 못했던 일을 2달 만에 초고속으로 결혼식을 올렸네요.
성대한 결혼식은 아니지만 자인-비트겐슈타인-베를레부르크의 한 교회에서 프레데릭 왕세자가 신부 들러리를, 메리 왕세자비는 신부 들러리를 맡고, 덴마크 왕세자 부부를 비롯한 많은 덴마크 왕실 친척들이 참석해 축하해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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