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플로랄 티아라 구경해보기
1962년 그리스와 덴마크의 공주 소피아와 결혼하는 후안 카를로스 1세를 위해 그 당시 스페인 총리 프랑시스코 프랑코(Francisco Franco)가 둘의 결혼 기념으로 선물한 스패니쉬 플로랄 티아라
그렇게 60년 후 남편은 아내 버리고 중동으로 튀었다고 한다
이때 프랑시스코 프랑코 총리가 소피아 왕비를 위해 새로 디자인한 것은 아니고, 원래는 1879년 스페인의 알폰소 12세 국왕이 새로 맞은 신부 합스부르크가의 마리아 크리스티나를 위해 선물했었던 다이아몬드 꽃 세 송이가 돋보이는 영원히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던 다이아몬드 티아라
하지만 알폰소 13세가 30년대 초반 스페인 국왕 자리에서 쫓겨나 망명하면서 스패니쉬 플로랄 티아라는 팔리게 되는데 새로운 스페인 왕비 될 소피아 공주에게 스페인 왕실의 잃어버린 왕관을 다시 찾아준 것
그렇게 선물 받은 소피아 왕비가 계속 착용하는 모습을 보이다 아들 펠리페 6세의 아내이자 2014년부터 스페인의 새로운 왕비가 된 레티시아 왕비가 독점적으로 착용하고 있는 중
보통 다이아몬드 티아라를 제작하려면 어마어마한 금액이 필요하고, 이미 존재하는 티아라도 많이 때문에 현대에 와서 보완, 보수만 할 뿐이지 아예 새로 제작하는 법은 없는데 그렇기에 가장 흥미로운 기원을 가진
2012년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의 즉위 40주년(Ruby Jubilee)을 맞이해 그린란드의 주민들이 여왕에게 선물한 현대적인 플로랄 티아라
이 플로랄 티아라는 그린란드의 금광에서 캔 금을 이용해 만들어진 동전을 녹여 만든 것으로 5만 달러 상당의 금으로 만들어져 굉장히 선명한 옐로우 골드 색의 플로랄 티아라인데 안쪽에는 골드와 함께 다이아몬드와 루비로 작게 장식되어있고 티아라와 같이 귀걸이 한쌍으로 세트 구성되어있는 Naasut 주얼리도 있어요
이 티아라를 부르는 Naasut은 덴마크어로 ‘그린란드에서 온 꽃’이라고 해석된다고 해요. 이러한 뜻을 가지듯 단순히 한 종류의 꽃송이가 아닌 투박해 보이지만 여러 꽃들의 디테일을 살린 모던한 디자인 티아라로 상당한 무게가 예상되지 않나요?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의 골든 포피 헤어피스 티아라
정말... 이상한 것을 넘어
독특..
이 대니쉬 루비 티아라의 기원을 찾아보자면, 저 멀리 나폴레옹의 전성기 때로 올라가게 됩니다.
나폴레옹 1세의 형 조제프 보나파르트는 유복한 상인의 딸 줄리 클라리라는 여성과 1794년 결혼을 하게 되는데요. 이때 나폴레옹 또한 클라리 가족의 매력에 빠지는데, 물론 형의 아내를 건들지는 않았고, 줄리 클라리의 동생 데지레 클라리와 1795년 약혼 관계까지 진행돼요
하지만 나폴레옹은 그 운명의 상대인 조세핀 드 보아네르를 만나 장거리 연애하던 약혼자 데시레 클라리에게 연락도 하지 않은 채 조세핀과 1796년 혼인을 맺고, 당연스러운 절차로 데지레 클라리는 갑작스러운 파혼을 당하게 되죠
이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1804년 스스로 프랑스의 황제로 등극하게 됩니다..황제의 자리에 올랐다면 그 행세도 황제와 같아야 하는 법
대관식을 앞둔 나폴레옹은 그의 26명의 원수 중 한 명인 장 바티스트 줄이라는 프랑스 출신 군인에게 특히나 잘해주며 대관식에 올 그의 아내에게 새로운 주얼리를 선물해 대관식에 쓰고 오라며 돈을 줍니다
왜냐고요?
그의 아내는 바로 나폴레옹이 무심하게 차 버린(?) 데지레 클라리였거든요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인지도요? 어쨌든 형의 아내의 동생이라는 가족 관계로 맺어져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프랑스 출신 군인 장 바티스트 질은 나폴레옹에게 받은 금액을 가지고 사랑하는 아내, 데시레 클라리에게 선물하기 위해 파리에 있는 어느 보석 장인에게 구매한 것이 바로 이 루비 티아라입니다.
그렇게 데시레 클라리는 전 남자 친구가 지불해준 보석을 걸치고 노트 담에서 열린 나폴레옹의 대관식에 참석합니다. 이렇게 역사는 쉽게 끝나지 않고, 프랑스 출신의 군인 장 바티스트 쥘은 스웨덴의 후계자로 임명받습니다. 그의 풀네임은 바로바로 장 바티스트 쥘 베르나도테
지금 스웨덴 왕실의 초대 국왕인 인물이죠. 당연스럽게 칼 14세 요한이 된 남편 장 바티스트의 아내인 데지레 클라리는 스웨덴 왕세비가 됩니다.
하지만 프랑스 출신으로 평생 따뜻한 기후를 자랑하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만 살다가 갑자기 스칸디나비아 반도로 가려니 그 추운 기후에 적응하려는 마음이 조금도 들지 않았던 데시레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남편을 따라 나폴레옹이 지불하고 남편이 선물한 루비 티아라와 같이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이사 가게 됩니다. 하지만 스웨덴에 적응하지 못한... 아니할 마음이 없었던 데지레는 다시 프랑스 파리로 도망치듯 떠나 칼 16세 요한과는 장기간 별거를 하게 되고 데지레는 나폴레옹과 다시 연인 사이가…ㅎ
그러나 데지레는 1823년 외동아들 오스카르 1세가 조세핀 드 보아네르의 손녀 조세핀과 결혼하게 되자 때마침 다시 스톡홀름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마담 베르나도테로 불렸던 데지레 클라리의 죽음 이후 이 루비 티아라는 며느리이자 전 약혼자의 의붓아들의 딸인 조세피나 왕비가 물려받게 돼요
이후에는 조세피나 왕비의 손녀, 스웨덴의 루이스 공주가 1869년 덴마크의 왕세자 프레데릭 8세와 결혼하게 되자 덴마크 국가의 색 빨강과 하양의 조합! 과 딱 알맞은 루비와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이 루비 티아라를 손녀딸에게 선물하게 되며 이렇게 덴마크 왕실로 들어오게 됩니다.
덴마크 왕실의 소유가 된 1930년대에 데지레 클라리의 루비 티아라에 다른 루비 주얼리 세트를 보강해 지금의 대니쉬 루비 티아라를 완성! 19세기 초반에 만들어져 중심부로 갈수록 높이 올라가는 고전적인 스타일을 보완해 완만하게 넓히는 작업 또한 합니다.
현재 이 대니쉬 루비 티아라는 호주에서 온 메리 도날드슨이 유럽 왕실에 처음 데뷔했을 때 착용한 것을 시작으로 메리 왕세자비를 상징하는 티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유럽 왕실 티아라 중 TOP 3에 들어간다고 생각!
19세기 언.. 젠.. 가.. 만들어진플로랄 다이아몬드 티아라
이 거대한 다이아몬드 티아라가 2000년대 처음 모습을 보인 건 바로 그레이스 켈리의 딸 모나코의 캐롤라인 공주의 머리 위에서!
할리우드 영화배우에서 모나코 공주가 된 그레이스 켈리가 배우 출신이라고 유럽 왕실에서 그렇게 차별을 받아 자식들은 유럽 왕실의 좋은 출신들과 맺어주려 노력했다 하는데 결국 돌아 돌아 친구 남편이자 하노버 가문의 수장인 에른스트 아우구스트 공작과 불륜하면서 결혼한 캐롤라인 공주
캐롤라인은 2004년 덴마크의 프레데리크 왕세자와 메리 도날드슨의 로열 웨딩에서 하노버가 다이아몬드 티아라를 처음 착용하고 나왔는데
현재 존재하는 모나코 공국보다 없어진 하노버 가문의 격이 높아 기뻐서 친구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는지, 에른스트 아우구스트 공작의 첫 번째 아내, 샨텔이 하노버 티아라를 쓰고 나오고서 캐롤라인이 처음 모습을 보인 것이었어요.
이 정도의 뻔뻔한 당당함은 갖춰야 로열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둘의 결혼은 초반부터 삐그덕 거리다가 2009년부터 지금까지 별거 생활을 하고 있네요
이후 캐롤라인 공주가 다시 착용하는 모습을 보인적은 없고 현재 하노버 가문의 수장인 에른스트 아우구스트 공작의 두 아들 에른스트 어거스트, 크리스천이 결혼할 때 각각 새신부 Ekaterina Malysheva, Alessandra de Osma이 결혼식에서 착용한 모습을 보였어요
솔직히 영국 왕실 티아라는 양에 비해 예쁜 건 없다(?)
엘리자베스 여왕 2세의 유일한 동생인 마가렛 공주가 1960년 안토니 암스트롱-존스와 결혼할 당시 새롭게 스노든 백작이란 작위를 수여받은 남편에게 선물 받은 브로치, 일명 스노든 플로랄 브로치가 있는데 마가렛 공주는 남편과 사이는 극악이었지만, 스노든 백작이 선물해준 스노든 플로랄 브로치는 자주 착용했어요
시간이 흘러 흘러 마가렛 공주와 스노든 백작이 쌍방 불륜으로 이혼한 지 십여 년 후인 1994년 막내딸 레이디 사라가 다니엘 샤토와 결혼할 당시 엄마 마가렛 공주의 스노든 플로랄 브로치를 티아라로 변형해 착용!
아마 마가렛 공주가 유일한 딸인 레이디 사라에게 결혼을 기념해 선물한 것으로 보여요. 그 뒤로도 레이디 사라는 이웃 자매에게 플로랄 브로치를 빌려주는 등 본인도 자주 착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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