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먼로가 남긴 유산들이 생판 모르는 남에게 상속된 이유

 

 

마릴린 죽다. 사망 이틀 후 기사 1면

 

 

마릴린 먼로, 그는 1963년 8월 4일 36세의 나이로 자신의 침대에 누워 사망한 채로 발견됐습니다. 남편만 3명이었지만 정신병에 걸린 모친은 딸을 알아보기도 버거웠고, 마릴린을 키워준 이모도 먼저 세상을 떠났으니 그녀에게 남은 가족은 이미 남아있지 않았죠.

 

 

1957년, 아서 밀러와 마릴린 먼로 Sam Shaw 촬영

 

 

그럼 마릴린 먼로의 개인 소지품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마릴린 먼로의 개인 소지품들은 모두 리 스트래스버그 Lee Strasberg에게 상속됩니다.

 

 

리 스트래스버그

 

 

리 스트래스버그는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연기 학교'  Actor's Studio의 예술 감독으로 제임스 딘, 몽고메리 클리프트, 알 파치노 등 수많은 배우들의 연기 선생이었죠. 특히나 태어나서 친부를 한 번도 만난 적도 없는 마릴린 먼로는 리 스트래스버그를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 여겼습니다.

 

 

뉴욕에서 커피 마시는 스트래스버그와 먼로

 

 

그래서 마릴린 먼로의 개인 소지품들은 모두 스트래스버그가 가져갔죠. 단 한 가지 조건 '이것들을 당신의 재량에 따라, 친구들, 동료들 그리고 내가 헌신적인 자들에게 나눠주세요.' 를 유언으로 남겼습니다. 

 

대략 1,000가지의 물품 중에서는 20쌍의 페라가모 스틸레토(뒤꿈치에 약간 땀이 묻어있는), Maximiilian 모피, 레이스 뷔스티에, 베이비돌 나이트가운, 프랭크 시나트라 호텔 Cal Neva lodge에서 가져온 금박 라이터, 조 디마지오가 준 다이아몬드 결혼반지, 마릴린 먼로의 임시 운전 면허증, 모자에 붙어있는 마릴린 먼로의 머리카락 한가닥..., 마릴린 먼로가 쓴 편지와 시들... 등이 포함돼있었죠.

 

 

노마 진 디마지오의 임시 운전 면허증

 

 

그러나 마릴린 먼로의 개인 소지품을 모두 물려받은 리 스트래스버그는 1982년 사망합니다. 따라 그의 세 번째 아내 -마릴린 먼로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애나 미즈라흐 스트래스버스 Anna Mizrahi Strasberg(1939년생으로 현재까지 생존 중이다.)가 마릴린 먼로의 개인 소지품들을 모두 상속받았죠. 그렇게 그녀는 마릴린 먼로가 자신의 친구들, 동료들에 물건들을 나눠주라는 유언을 무시한 채 1999년 10월 마릴린 먼로의 개인 소지품들을 모두 크리스티 경매에 부쳐버립니다.

 

 

마릴린 먼로 팔아먹고 있는 애나 미즈라흐 스트래스버그

 

 

당시 애나 미즈라흐 스트래스버그에 따르면 마릴린 먼로의 개인 소지품들은 몇 년 동안 흰색 관과 같은 상자에 모두 담겨 썩고 있었지만 1956년 아서 밀러와 약혼을 발표할 때 입은 -나방이 씹어먹은-검은색 드레스를 제외하고는 상태가 양호하다고 말했습니다.

 

 

아서 밀러와 약혼 발표 때 착용한 블랙 드레스

 

 

 

 

이때 한 언론은 왜 마릴린 먼로의 유언을 무시하고 그녀의 개인 소지품들을 경매에 붙였냐 질문하자 답변을 거부합니다. 이미 애나 스트래스버그는 경매 이전 CMG Worldwide에 마릴린 먼로의 재산과 로얄티 권리를 팔아 생산되는 마릴린 먼로 라이센스 제품들 수익 일정 비율를 받으며 연간 수백만달러를 벌고 있었죠.

 

마릴린 먼로의 크리스티 경매는 당연한 수순으로 대박을 쳤고 당시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3,450만 달러 경매 수익의 1/3인 1,340만 달러를 벌었죠.(이 수익의 일부는 마릴린 먼로가 어린 시절 2년 동안 지내던 고아원으로 갔다.)

 

 

킴 카다시안이 2022 멧갈라에서 입은 마릴린 먼로 누드 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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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지금 킴 카다시안이 멧 갈라를 위해 착용해 찢어버린, 마릴린 먼로가 케네디 대통령에게 "Happy Birthday, Mr. President"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입은 관능적인 누드 드레스도 뉴욕 기념품 가게 공동 설립자 Robert Schagrin에게 126만 달러에 팔렸습니다.

 

그러나 리 스트래스버그의 38살 연하인 세 번째 아내와 달리 두 번째 아내 폴라의 딸이자 마릴린 먼로의 친구였던 수잔은 아버지의 유산을 단 하나도 상속받지 못합니다. 마릴린 먼로의 개인 소지품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재산들은 애나 미즈라흐와 그의 어린 두 아들들에게만 갔죠.

 

 

폴라 스트래스버그, 마릴린 먼로, 리

 

 

후에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수잔은 마릴린 먼로가 조 디마지오와 일본으로 신혼여행을 갔을 때 한 미키모토 진주 목걸이를 모친에게 선물한 것을 다시 미키모토에게 10만 달러 수표를 받으며 팔아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마릴린에 따르면 쇼와 천왕이 개인적으로 선물한 미키모토 진주 목걸이이다.)

 

15살의 아버지보다 더 배우로서 성공한 수잔에게 리 스트래스버그는 무심하고도, 질투하는 아버지였습니다. 수잔은 리가 실제 딸인 자신보다 더 딸처럼 챙겼다며 모든 관심을 Miss. 먼로에게 쏟는다 불평도 하였지만 수잔의 어머니인 폴라는 마릴린에게 연기 코치 해주며 남편과 연기 수업을 받는 것을 격려하며 응원해주었기에 자연스럽게 마릴린 먼로와 수잔은 가까운 사이였죠.

 

 

영화 촬영장에서 마릴린과 폴라

 

뜨거운 것이 좋아 스튜디오에서 연기 코치와 마릴린

 

 

영화 촬영지에서 마릴린을 격려해주는 폴라 스트래스버그. 둘의 관계는 영화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에서도 묘사된다.

 

 

폴라는 액터스 스튜디오를 떠날 수 없는 남편 대신 <버스정류장> <뜨거운 것이 좋아> 등 영화에 출연하는 마릴린의 연기 코치를 맡았습니다. 특히나 로렌스 올리비에 상대역으로 출연한 <왕자와 무희>에서 매번 지각하는 마릴린 먼로를 변호하며 공황상태에 빠지기 직전인 노마 진을 위로해주고 코치해주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당연스럽게 배우들과 영화 제작진들은 주연 배우 마릴린 먼로를 미워할 순 없었으니 그 대신 폴라를 극도로 미워했죠. 후에 폴라는 이러한 역할의 보상으로 25,000달러를 요구합니다. 그리고 폴라는 그 돈을 모두 받았고요. (현재 한화 3-4억 정도)

 

폴라 스트래스버그는 마릴린 먼로가 일본 천황에게 선물 받은 진주 목걸이를 티 나게 갈망했었고 마릴린도 조 디마지오와의 형편없는 결혼생활을 떠올리게 하는 진주 목걸이를 버리고 싶었으니 그녀는 1957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폴라에게 미키모토 진주 목걸이를 선물합니다. 폴라는 눈물을 흘릴 정도로 방방 뛰어다니며 모든 사람들에게 자랑했다고 하죠.

 

 

일본 천황이 선물한 진주 목걸이 착용한 마릴린 먼로

 

 

리 스트래스버그는 당대 최고의 섹스 심벌 스타의 연기 선생님이라는 타이틀로 유명세를 대단히 탔고, 마릴린 먼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친부를 대신해 모든 연상의 남성들을 대디, Daddy 라 부른 만큼 리 스트래스버그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명배우들의 연기 선생님이었던 리는 배우로서 마릴린 먼로를 인정했고, 그녀의 사후 인터뷰에서 마릴린의 비극적인 어린 시절과 할리우드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그녀가 가진 감수성은 어떠한 배우보다 뛰어났다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수잔과 마릴린

 

 

수잔은 자신이 아버지에게 따라야 했던 모든 규칙들을 깨버린 마릴린 먼로였지만 오히려 리 스트래스버그는 그녀의 예측불가함한 연약함을 마릴린이 지닌 빛이나는 특성이라 여기며 지나칠정도로 관대하다 회상했죠. 스트래스버그는 마릴린 먼로의 세 번째 남편 마릴린을 애 취급한 아서 밀러와의 결혼 관계도 중재하고 영화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 를 촬영하며 약에 빠져있는 마릴린에 분노한 감독을 누그러뜨리며 노력했지만 당사자가 마음이 없으니 소용없었죠.

 

 

리 스트래스버그와 마릴린

 

 

1960년대 마릴린 먼로와 리

 

 

1963년 8월 4일 마릴린 먼로의 생에 마지막 날은 평소보다 더 많은 연인들, 친구들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평생 마릴린 먼로가 살해당했다 믿은- 말론 브란도, 평생 마릴린의 사진을 찍었지만 어느 순간 그녀의 인생에서 쫓겨난 밀턴 H. 그린 Milton H. Greene에게도, 심지어 사진작가에겐 스트래스버그 부부가 그녀를 이용하고 있다며 예민하게 말했죠.

 

 

 

 

변호사 Mickey Rudin에게 유언장을 바꿔야 하겠다는 전화도 했지만 결국 유언장이 바뀌기 전에 마릴린 먼로는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마릴린 먼로의 옷, 개인 소지품들은 모두 스트래스버그 부부에게 돌아갔습니다. 리 스트래스버그는 결국 마릴린 먼로의 물건들은 박물관에 전시될 것이라며 자랑스럽게 말하며 그녀의 하얀색 피아노는 자신의 집에 두었고요. 후에 마릴린 먼로의 베이비 그랜드 피아노는 머라이어 캐리가 60만 달러에 경매에서 구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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