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영국 군주의 장남에게는 Prince of Wales라는 스코틀랜드 칭호를 부여받습니다. 역사적으로 군주의 장남은 무조건 왕위 계승 1순위임으로 군주의 명확한 후계자를 뜻하기도 하죠.
그럼 여기서 궁금점! 만약 조지 왕자보다 샬롯이 먼저 태어났다면 군주의 '여성' 후계자는 Princess of Wales 칭호를 받을 수 있을까요?
영국은 2013년이 돼서야 남자 장자 상속 제도를 폐지했습니다. 개정한 Crown Act에 따라 2011년 출생 이후에는 성별과 관계없이 태어난 순서에 따라 계승 서열이 정해지죠. 따라 2015년 태어난 샬롯 공주는 남동생 루이 왕자보다 왕위 계승 순위에서 앞서요.
그전까지는 조지 6세와 엘리자베스 보우스라이언이 아들이 있었다면 엘리자베스 2세는 없었을 테고, 앤 공주가 10살 넘게 차이나는 남동생들보다 서열이 낮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윌리엄 왕자와 해리 왕자보다 먼저 태어난 누나가 있었다고 해도 남동생들보다 왕위 계승 순위가 낮았겠죠.
하지만 남자 장자 상속 제도를 폐지한 크라운 액트에서도 여성 후계자가 Princess of Wales의 칭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인지는 논의가 되지 않았습니다. 찰스 3세의 뒤를 이어 윌리엄 왕자, 조지 왕자의 다음 세대에서는 여성 후계자가 있을 수 있지만 아직까지 프린세스 오브 웨일스라는 타이틀은 왕위 남자 계승자, 웨일스 공의 아내를 뜻할 뿐이에요.
영국 군주의 후계자에게 웨일스 공이라는 칭호를 주는 전통은 1301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1세는 웨일스를 정복하면서 그의 권력과 힘을 과시하기 위해 견고한 요새인 카나번 성을 건설하기 시작했죠. 에드워드 1세는 자신이 쌓은 카나번 성에서 태어난 아들, 에드워드 2세에게 'Prince of Wales'라는 칭호를 줌에 따라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영국 왕위 계승자에게 웨일스의 최고의 칭호를 준다는 것은 웨일스 입장에서는 엄청난 모욕이라고 느꼈습니다. 수세기 동안 웨일스는 잉글랜드로부터 독립이라는 오래된 열망을 가지고 있었죠. 현재까지 웨일스 공이라는 전통적인 칭호는 웨일스의 굴욕적인 역사로부터 시작했으니 깨져야 하는 전통이라는 반응도 많아요. 특히나 '웨일스 공'이라는 왕자들이 웨일스에는 관심을 하나도 보이지 않았으니 모욕감은 더욱더 심화됐습니다.
중세시대부터 르네상스 시대의 웨일스 공은 그나마 왕위에 오르기 전 짧은 기간이라도 어느 정도 웨일스에 머물면서 눈치 보긴 했는데요. 17세기와 18세기의 웨일스 왕자들 대부분은 웨일스에는 한 번도 발길조차 하지 않았어요.
전통에 따라 엘리자베스 2세와 영국 왕실은 성인이 된 찰스 왕세자에게 Prince of Wales 칭호를 준다 발표했습니다. 웨일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네가 뭔데 '웨일스'의 왕자?
평소에는 웨일스에 관심도 없다 갑자기 웨일스의 왕자가 된다? 웨일스 사람들은 그들의 전통만 따르려는 영국 왕실이 경멸스러웠죠. 이러한 차가운 반응에 당시 노동당 정부는 엘리자베스 2세에게 찰스 왕세자는 적어도 웨일스 어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 캠브리지 대학교에 다니던 찰스 3세는 웨일스어를 배우기 위해 웨일스의 에버리스트우서스 대학교에서 학기를 보내야 했어요. "찰스! 집에나 가!"라는 팻말을 든 웨일스 민족주의자들에게 따뜻한 환영인사를 받으며 웨일스에 도착한 찰스 3세는 유럽 연합에서 웨일스의 독립을 주장하는 정치 정당 Plaid Cymru에서 활동하는 교수 에드워드 밀워드 Tedi Millward의 일대일 개인지도를 받게 됩니다. 21살의 찰스 3세는 -카밀라 파커 보울스와의 불륜을 인정했을 때보다- 자신을 경멸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웨일스에 혼자 남겨져있었죠.
미래의 찰스 3세가 웨일스에서 밀워드 교수에게 웨일스어 개인지도를 받는 모습은 넷플릭스 <더 크라운> 시즌 3 속에서 잘 묘사돼있기도 하죠. 그렇게 1969년 찰스 3세의 tywysog cymru 임관식은 웨일스 민족주의자로 추측되는 자들이 관공서에 폭탄을 터트려 2명의 남성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계획대로 진행되었습니다.
찰스 왕세자는 카나폰 성에서 4,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 웨일스어로 "I, Charles, Prince of Wales, do become your liege man of life and limb and of earthly worship, and faith and truth I will bear unto thee, to live and die against all manner of folks"라 맹세하며 웨일스 공이 됐습니다.
50년 넘게 웨일스 공이었던 찰스 3세는 웨일스 공이란 칭호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였는데요. 찰스 3세는 임관식 이후 일주일 동안 웨일스를 순방하며 그 후로도 웨일스의 Llwynywermod라는 주택을 구매하며 정기적으로 방문했었어요.
"아무도 웨일스 공이 된다는 것이 어떤 지옥에서 산다는 것인지 알지 못해"라는 심경을 드러낸 바 있는 찰스 3세는 따로 웨일스 공 임명식을 거치치 않고 그의 첫 번째 대국민 연설에서 자신의 후계자, 윌리엄 왕자에게 곧바로 웨일스 공이라는 칭호를 수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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